성경 묻고 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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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25장 5절(거두지 말라)과 6절7절(먹을 것이니)이 모순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나눔N누림 1 14545 0

안식년과 관련하여, 레위기 25장 5절(거두지 말라)과 6절7절(먹을 것이니)이 모순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설명이 필요합니다.

비축된 것으로만 안식년에 먹어야만 할 것 같은데 6절에 안식년의 소출이라는 말이 나오니...
(5.네가 거둔 후에 자라난 것을 거두지 말고 가꾸지 아니한 포도나무가 맺은 열매를 거두지 말라 이는 땅의 안식년임이니라 6.안식년의 소출은 너희가 먹을 것이니 너와 네 남종과 네 여종과 네 품꾼과 너와 함께 거류하는 자들과 7.네 가축과 네 땅에 있는 들짐승들이 다 그 소출로 먹을 것을 삼을지니라)

1 Comments
나눔N누림 2018.07.10 15:43  
친구신구 2018.03.20 09:05
장로님,
질문하신 그 본문은 학자들 간에도, 심지어 유대교 랍비들 간에도 해석이 여러가지로 분분합니다. 그 중에서 대략 두 가지 정도를 설명드릴 수 있는데, 어느 쪽도 나름대로 일리가 있고, 동시에 부족한 부분도 있어서 쉬이 한쪽으로 정리할 수는 없어, 두 가지 모두 설명드리지요.

첫째는, 장로님께서 원어를 보시니, 6절의 “소출”이라는 우리말 번역이 히브리말 본문에는 없음을 아실 것입니다.
히브리본문을 그대로 옮기면, “그 땅의 안식년은 너희에게 먹을 것이니”가 되지요.
그래서, 이 구절은 안식년을 잘 지키는 일이 너희 모두에게 “좋은” 먹을 것이 될것이라(휴경을 통해서 지력을 회복하고, 동시에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토지가 풍성한 소출을 내어서)는 안식년의 취지를 설명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실제, 이런 해석을 따른 경우는 새번역과 공동번역이니, 비교해서 읽어보시구요, 반면에 영서 성경 ESV나 칠십인경 등은, 히브리본문 그대로를 직역해서 옮겨놓고 해석적 번역은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그 중 새번역 하나를 옮겨드리지요.
-레 25:6 땅을 이렇게 쉬게 해야만, 땅도 너희에게 먹거리를 내어 줄 것이다. 너뿐만 아니라, 남종과 여종과 품꾼과 너와 함께 사는 나그네에게도, 먹거리를 줄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또한, 그 뒤의 20절과도 상충되지 않는다는 해결점이 있습니다.
- 레 25:20 만일 너희가 말하기를 우리가 만일 일곱째 해에 심지도 못하고 소출을 거두지도 못하면 우리가 무엇을 먹으리요 하겠으나
이 구절은 안식년에는 경작하지 아니하였는데 저절로 난 것이든 무엇이든 결국 소출을 거두지 못한다는 전제를 담고 있지요.
하지만 이런 해석은 출 23:11 등의 구절과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 일곱째 해에는 갈지 말고 묵혀두어서 네 백성의 가난한 자들이 먹게 하라 그 남은 것은 들짐승이 먹으리라 네 포도원과 감람원도 그리할지니라
이 구절의 전제는 결국, 가난한 자들이든 누구든 안식년의 (저절로 자란) 소출을 거두어서 먹을 수 있는 경우가 생긴다는 말이지요.

두번째 해석은, 5절의 규정은 조직적인 수확을 금하는 것이지만, 6절은 비조직적인 수확, 곧 지나가다가 필요한 만큼 거두는 일은 가능하다는 해석입니다.
이 해석은 앞선 해석과는 반대로 출 23:11에는 합치하지만, 레 25:20에는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 거지요.

장로님은 어느 쪽이 더 개연성이 있어 보이는지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제 3의 해석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도의 해석의 차이는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인류의 학문적인 수준으로는 아직도 성경에서 정확하게 깊이 있는 해석을 우리가 다 해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해서, 성경이 그렇게 일견 모순으로 보이는 부분을 그대로 두고 있는 부분이 있으니, 어떤 경우에는 굳이 그 모순을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양쪽의 차이점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모두 취하는 것이 가장 좋은 자세일 것입니다.
오히려 그럴 때에 더 우리는 신앙적인 유익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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