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교인들의 수평이동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다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 오늘날 우리네 교회의 수평이동은 대형 교회들이 작은 교회들의 성도들을 흡수하여 자라나게 된 비윤리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대형교회가 전적으로 회심한 이들만으로 대형화된 것이라면 예외겠지만, 그런 일은 현실적으로나 구조적으로 불가능할 것입니다.
우리교회가 시작될 즈음, 구리 지역에 대형 교회가 들어오면서 그 지역의 상가에 있던 여러 작은 교회들의 교인들이 그 대형 교회로 수평이동하는 바람에 교인들이 줄어서 결국 상가에 낼 세를 감당치 못하여 교회당을 매물로 내어놓는 것을 저는 현실로 목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대형교회의 지도자와 그 안의 교인들은 이렇게 자기네 교회가 다른 작은 교회의 교인들을 흡수하면서 대형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작은 교회 여럿의 문을 닫거나 교회당을 팔게 만들었다는 점을 애써 눈을 감고 자신들의 교회가 대형교회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풍토만이 그 안에 있었습니다. 자신조차 상당수가 자기가 섬기던 작은 교회를 버리고 그곳으로 수평이동한 이들이었음에도 말이지요.
따라서 이런 수평이동은 하나님 앞에 매우 큰 죄악입니다.
오늘날 세상의 경제 윤리에서도 대기업이 골목 상권을 침해하거나 문어발 경영을 하는 것을 경제 정의 차원에서 잘못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교회가 대형화되는 과정에서 작은 교회들의 교우들이 유입되는 수평 이동을 뻔히 알면서도 용납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교회의 신앙 윤리의 부족이고, 이것이 제대로 바로잡히지 않는 문제가 오늘날 교회가 세상의 지탄을 받게 되는 근본적인 출발점입니다.

이런 수평이동에 대하여 눈을 감고 말로만, 선언 상으로만, 설교 만으로만 하나님 보시기에 바른 일을 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이중적인 교회의 부패한 모습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것은 결코 하나님 앞에서 정직한 일이 아닙니다.
정직을 요구하시는 하나님 앞에서 이런 부정직을 적극적으로 막으면서 해결하지 아니하고 정직을 선포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우리 교회는 우리의 내면과 말과 행동에서 모두 정직하기를 원하는 교회입니다.
그래서 작은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잘 훈련된 임직자들이 오면 교회에 분명히 힘이 될 줄 알아도 그것을 의도적으로 막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