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의 "본문살피기"에 대한 안내 및 단상

 우리교회에서는 ‘본문살피기’라는 신앙생활의 실천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주중 대략 목요일 즈음에 설교자가 그 주간에 전할 본문에 대해서 몇 가지 질문을 내어서 교우들이 미리 본문을 살펴보도록 하며, 임직자들과 제자훈련생 및 주요 사역자들은 그 답안을 목회자에게 제출토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을 시작한 지는 거의 15년이 넘었고, 그 기초적인 제안은 지금은 장로님이 되신 우리교회의 한 교우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어 오늘의 꼴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그간의 경험과 성찰로 얻게 된 유익한 점들을 나누고 소개합니다.

사실 아래에서도 언급되는 그동안의 결실들로 보아서, 이것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변화되기를 원하는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거의 필수적인 일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큰 가치를 지닌 것이지만, 교회의 ‘행사’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는 순간 그 자발성이 떨어지고 또 하나의 ‘숙제’가 되어버리는 것이 안타까워서 자율적으로 참여케 하는 것입니다.

무튼, 다음과 같은 기반 생각과 경험을 통하여 더 많은 교우들이 신앙의 삶과 말씀 생활에 더욱 큰 은혜와 성장을 경험하기를 바랍니다.

첫째, 외국의 방대한 리서치 하나는 오늘날 교회의 여러 컨텐츠 중에서 교인들을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주일 아침예배 설교에 집중케 하는 일이라는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우리의 ‘본문살피기’는 이러한 리포트를 알기 훨씬 전에 시작한 일이지만, 주일 아침예배 설교에 집중하게 하는 그 어떤 방식보다도 훨씬 더 그 영향력이 큰 시간이라는 것을 나중에서야 더 분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경험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교우들이 주일 설교 말씀에 훨씬 더 집중하게 만드는 것을 눈으로 보고 경험하게 되었기 때문이고, 그러한 우리의 경험치가 과학적인 리포트에 의해서 그 실효성을 입증 받게 된 셈입니다.

대개 주일 설교 말씀을 수동적인 자세에서 듣게 되기 쉬운 법인데, 이러한 본문살피기를 통해서 주일 말씀을 미리 살펴보고, 또한 그 답을 맞추어 보면서 말씀을 훨씬 더 집중하여 듣게 된 것이지요.

말하자면 말씀을 잘 들을 수 있는 교육적인 ‘준비상태’(readiness)가 잘 갖추어지는 셈입니다. 실제로 본문살피기에 참여한 교우들은  말씀을 듣는 자세에서도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것을 보게 됩니다.

둘째,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들을 실제적으로 주일과 말씀을 중심으로 살게 만들어 줍니다. 말씀 들을 때와 주중에 나가서 사는 삶에 괴리가 많은 한계를 말씀 중심으로 재편하게 만들어 주는 게지요. 주말이 되기 전에 이번 주일 말씀이 무엇인지를 들여다보게 하는 일은 주일을 준비하면서 그날의 예배와 말씀을 향하여 자신의 삶을 정렬하게 만들어 줍니다.

셋째, 이러한 과정들의 자연스럽고 당연한 결과로, 말씀이 실제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삶을 변화시키는 열매들을 곳곳에서 발견하게 됩니다.

말씀에 집중하게 되고, 사실 ‘본문살피기’도 말씀 자체에 충실하게 진행되는 결과로 나올 수밖에 없으므로, 이 두 가지 요소가 제대로 갖추어지면 말씀 자체의 능력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바뀌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후일담으로 본문 살피기 시행 초기에는 문제 풀이에 집중해서 꼭 그 답을 맞혀야만 하는 줄로 생각하는 교우들이 몇몇 계셨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기대하는 것은 정답 맞추기가 아니라 ‘자이가르닉 효과’입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용어로, ‘틀린 답은 더 오래 기억된다’라는 법칙입니다.

그러니 틀려도 좋은 것입니다. 오히려 틀릴수록 우리의 영적인 기억력은 더 깊어지고 그로 인한 유익은 더 커지는 셈입니다.

그러니, 이 본문살피기에 아직 참여치 않은 우리 교우들이 계시면, 다시 한 번 이러한 유익을 잘 살펴보시고, 또는 우리 밖에서도 홈페이지의 설교를 들으시는 분들도 듣기 전에 이러한 시도를 해 보시면, 훨씬 더 이 시스템이 귀한 것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