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전반기 긍휼사역 간담회 자료 - 헨리 나우웰의 공동체 발췌
우리 문화는 우리를 부추겨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 사이의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게 한다. 자신이 남들과 달리 특별한 존재임을 부각시켜서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야 한다고들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깨우쳐 주시듯이 우리의 참된 정체성은 각자의 특수성을 자랑하는 실존의 주변부에 있지 않고, 서로가 기본적으로 다 같은 인간으로서 형제자매이자 한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닫는 실존의 중심부에 있다.”
우리의 정체성을 제각기 다르거나 다른 사람보다 출중한 부분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서로 같은 부분에서 찾아야 한다. 깨어진 모습이 어떻게든 나아져서가 아니라,
거기서만은 그 깨어진 모습이 오히려 부활로 들어가는 문이 되었다.
우리는 꼭 치유되어 온전해지지 않아도 하나님의 사랑받는 아들딸로서 소명을 다할 수 있다.
공동체의 특성은 ‘수용’과 ‘친밀함’과 ‘연약한 모습’이다. 공동체는 서로 돌보며 즐거워하는 곳, 상처와 약점을 드러내는 자리, 죄와 깨어진 모습을 고백하는 안전한 장, 용서받고 용서를 베푸는 사랑의 집이다.
공동체란 기쁨도 슬픔도 숨기지 않고 소망의 몸짓으로 서로에게 드러내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공동체는 커다란 모자이크처럼 함께 세상에 하나님을 드러내는 부족한 사람들의 연대다. 고독과 공동체와 사역, 이 세 가지 훈련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께 공간을 내드릴 수 있다.
용서란 상대를 하나님이 아닌 존재로 그냥 두는 것이다. 공동체가 탄생하려면 요구하는 자세를 버리고 함께 모여 용서 해야만 한다.
상대의 은사를 경축한다는 것은 상대의 인간성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내 약하고 조급하고 부족한 모습이 공동체 지체들에게 그대로 드러날 때, 거기서 치유가 일어난다.
우리가 사역하는 목적은 사람들이 점차 원망을 버리고 고통 속에 복이 있음을
깨닫도록 그들을 도와주기 위해서다.
긍휼이란 아파하는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함께 아파한다는 뜻이다. 새로운 세상은 긍휼에서 태동한다.
사실 성경은 일차적으로 정보서가 아니라 인간을 빚어내는 책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내게 주시는 말씀으로 선뜻 들을 때에만 성경은 자신을 드러내며 우리 마음의 중심부로 들어온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계속 변화하면서 내키지 않는 곳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공동체는 무엇보다 마음의 자질이며, 덕분에 우리는 경쟁 사회의 허상에서 벗어나
서로를 그리스도 안의 형제자매이자 한 아버지의 아들딸로 인식할 수 있다.
공동체는 마음의 자질인 만큼 특정한 제도적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며, 출현하는 곳마다 새로운 형태의 삶을 자유로이 창출한다. 영성 계발의 결과인 자유로운 마음 덕분에 우리는 완악해진 세상의 한복판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볼 뿐 아니라, 각자의 전공을 살려 그 얼굴을 어둠 속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보여 줄 수 있다.
침묵하며 혼자 공부하고 기도하고 묵상하는 시간도 함께 먹고 일하고 놀고 예배하는 시간만큼이나 공동체 모든 식구에게 똑같이 중요해야한다. 고독이 제 자리를 찾아갈 때 공동체는 우리 사회의 훤히 보이는 악에만 아니라, 우리 존재 깊숙이 뿌리내려 소속 공동체의 삶을 위협하는 악에도 저항할 수 있다.
우리의 참된 정체성은 각자의 특수성을 자랑하는 실존의 주변부에 있지 않고,
서로가 기본적으로 다 같은 인간으로서 형제자매이자 한 하나님의 자녀임을 깨닫는 실존의 중심부에 있다.
예수님은 하나님과 동등하신데도 그것을 취하지 않으시고 자신을 비워
우리처럼 되셨다는 것이다.
그분이 자신을 계시하신 방식은 우리와 달라지신게 아니라 우리와 하나되어 우리의 기쁨과 고통에 동참하시고 인간으로 죽으신 것이다.
공동체는 우리가 서로를 참된 정체성에 합당하게 대우할 때 실현된다. 관건은
서로를 어떻게 대하느냐다. 인간은 서로를 위해 창조되었고, 배풀고 나누라고 살아
있다. 이 진리에 기초하여 행동하면 역시 공동체가 가시화된다.
빈민 속에서 그리스도를 볼 수 있으려면, 그저 우리가 자신보다 뻔히 열악한 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기도란 우리의 힘없고 연약한 마음이 예수님이 고난당하시는 마음과 이어져서 우리 삶을 그분의 마음으로 살아가야한다.
그리스도인의 행동의 출처는 세상의 논리를 초월한다. 그 출처는 우리가 참으로 속해있는 곳이자 용서와 화해와 공동체와 긍휼의 자리다. 친구뿐만 아니라 원수도 사랑할 수 있는 세계다.
하나님은 우리를 창조하실 때 그분과의 교제를 동경하는 마음을 주셨다.
영어단어 캠패션(compassion)은 고통당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다는 뜻이다. 자신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 타인과 함께 아파한다는 뜻이다. 경쟁은 반대다. 고통당하는 사람처럼 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와 달라지는 것이다.
진정한 기쁨이란 서로의 다른 점에 있지 않고 이런 의미의 닮은 점에 있다고 믿는다.
인감임을 기뻐하라는 것이다. 예수님이 인간이 되신 것도 우리를 도와 인간성을 가장 큰 선물로 받아들이게 하시기 위해서다.
하나님은 인류를 사랑하시며, 그래서 온 인류를 품에 안으시려고 인간이 되셨다.
[출처, 발췌] 헨리 나우웬의 공동체|작성자 채이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