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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완성되지 못한 "약함의 신학"

나눔N누림 0 22619 0


지금보다 더 젊은(?) 시절제게는 아주 큰 약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으로부터 변화하여 조금 나아지긴 하였다고 느끼고 있지만제게는 아직도 그것이 약점으로 남아 있고아마 평생 그런 기질로부터 완전히 해방되기란 쉽지 않을 것 같기도 합니다이렇게 제게 깊이 존재하는 약점이란다른 이들의 약함을 피부로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종종 다른 사람들의 부족함이나 연약함을 헤아리지 못하고 모두 저 같은 줄 알고는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는 언행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보통 40대가 되면남성은 여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어 감성적으로 변해 간다고들 하는데저는 그런 점에서도 아직도 감성적이라기보다는 논리적인 면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고 생각하는데도 말이지요(^^). 하여튼 저의 이러한 약함은 여러분도 느끼는 바이고 저 자신도 잘 알고 있습니다목양하고 돌보는데 있어서 이것은 치명적인(?) 약점인 것 같습니다

제가 자신을 돌아보기로는이런 약함은 자신만만하고 자신에 대해 합리적이고 논리적이라 생각하며 결단력 있고추진력 있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는다른 한 쪽에 있는 어두운 면인 것 같습니다그러나주님은 저를 거기서 머물지 않게 하셨습니다


한 때 제게는 소망하던 앞날에 대한 포기의 경험이 한 차례 있었습니다

일종의 좌절이라고 해도 좋을 것인 그런 경험그 단 한 번의 경험으로 저는 제 자신이 그렇게 강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배워야 했습니다그렇다고 거기서 한 번에 저의 모든 것이 변화하지는 않았습니다


그 뒤로도 계속해서 겪어야 했던 목회 현장에서의 연단과 우여곡절들은 그때의 좌절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질 줄 아는 자세를 끊임없이 갖추게 해 주었습니다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러세상을 원망하고 환경을 비판하며 사람들을 미워했었던 시간들을 넘고 나서야그것은 제 스스로의 문제 때문에 일어난 것이며결국 제가 책임져야 할 저의 약한 부분 때문이었음을 고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이제제가 목사가 되었습니다아직도 되어가고 있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말입니다그것도 이렇게 아름답고 행복과 소망에 찬 공동체의 목회자로 말이지요저는 지금도 아침 묵상 때마다 종종 생각합니다왜 주님께서는 이렇게 약함을 가진 저를 목회자로 세우는 과정을 두셨을까요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저는 여기서 평생 잊지 말고 살아야 할 세 가지 본질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제가 약한 존재라는 것을 십자가 앞에서 고백할 때만이 목회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서영광의 신학에서 십자가의 신학으로라는 방향성을 이론이 아니라 삶으로 시작해 볼 수 있었겠지요

둘째그간의 시간들이 다른 약함을 안고 있는 지체들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넓혀 주기 때문이지요그런 경험들이 없었다면다른 이들은 몰라도 저는 아직도 고민하지 않는’ 목회자로 되어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셋째그래서 저는 제 안 깊은 곳의 야심과 야망을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목회자가 가장 빠지기 쉬우며겉으로는 범죄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명예욕 말입니다야심과 야망을 비젼이라는 이름으로 합리화하지 않고하나님을 위한 영광으로 둔갑시키며 하나님과 자신을 속이는 일로부터 이제, ‘어느 정도는 경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비로소 시편 131:1의 말씀이 눈에 들어오더군요예전에도 분명 여러번 읽었을 말씀인데 말이지요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치 아니하고 내 눈이 높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 일과 미치지 못할 기이한 일을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이 세 가지의 묵상은 아직도 완성되지 못한 채로 있는 저의 고백이지만여러분의 고백이기도 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분명 저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시겠지만저는 언제나 약함의 신학을 잊지 않으려 합니다

저와 우리의 약함은 바로 하나님을 향한하나님의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그제서야 비로소 우리 공동체가 저와 여러분이 함께 나누고 누릴만한 하나님 나라의 삶을 뒷받쳐 주게 되겠지요


나눔N누림의 지체 여러분일어나 함께 가십시다다른 이가 모두 바라보는 성공과 강함과 야망의 길에서 돌아서서,자기 자신과 다른 지체의 약함을 함께 돌아보는 길로,주님이 걷고 계신 바로 그 길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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