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나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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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속이는 사람이 있으면 그냥 속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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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 있다 보면, 도움을 청하러 들어오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됩니다. 더러는 솔직하게 도움이 방문의 목적임을 밝혀주셔서 응대하기가 쉬운 경우도 있습니다만, 때로는 방문의 목적을 모호하게 하고, 다른 구실을 대어서 도움을 받아가시려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의 거짓 아닌 거짓을 발견하게 되면서, 저는 처음에는 그런 분들에게 제 성격상 분명하게 말했었습니다. 그냥 솔직하게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씀해 주시면, 제가 이리저리 해보겠습니다. 저는 도와드릴 터이니 마음만큼은 진실한 것을 제게 전해달라고 말이지요.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이미 여러 가지 거짓을 넣어서 도움을 받으려는 마당에, 한 번 간 길을 돌이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그분들의 태도를 바꾸려 할 것이 아니라 제 태도를 바꾸어야 했습니다.

우리는 속고 속이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내가 하지 않은 말을 내가 했다며 엄한 말을 하면, 우리는 흥분하여 그 사람에 대한 비방을 쏟아놓기 쉽습니다. 급기야 상대에 대하여 원망과 미움의 상처를 자신 안에 쌓아놓게 되지요. 결국 증오는 상대방 뿐만 아니라 자신도 망치는 법입니다.

가장 좋은 해법은 무엇일까요? 뻔히 아는데도 정히 속이려 든다면, 그냥 속아 주는 것이 가장 좋은 길입니다. 그것을 상세히 밝히거나 삼자대면하는 것은 이미 상대와 자신을 “두 번” 죽이는 길입니다. 정 속이려 들면 그냥 속아주십시오. 정 거짓을 섞으려 하면, 그냥 넘어가 주십시오. 정 진실하지 않아 보이면, 그냥 그대로 인정해 주십시오. 그 사람이나 나나 부족함에는 매일반일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말이지요. 언젠가 내가 그렇게 알고도 넘어가준 마음이, 주님이 부족한 내게 베푸시고 있는 일상의 은혜에 연결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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