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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새의 또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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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주일에는 박새의 꿋꿋한 삶을 살펴보게 되는데설교 시간에 다 전하지 못할 내용 한 가지를 소개합니다.

그것은 박새의 훌륭한(?) 이야기로서, 사회학자들이 흔히 잘 인용하는 유명한 이야기입니다.

 

유럽이나 우리나라에 흔한 텃새 중에 박새라는 작은 새가 있습니다.

또한, 박새와 비슷한 크기의 울새라는 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박새와 울새의 삶의 방식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 예전에 영국에서 발견되었습니다.

근 1세기전 영국 가정에 배달되는 우유병에는 뚜껑이 없었습니다그래서영국의 박새와 울새들은 우유가 배달되는 새벽에 기다렸다가 우유병의 우유를 쉽게 빨아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자박새와 울새에게 번번히 우유를 도난당하는 우유 배달 업자들의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결국 어떻게 새들에게 우유를 빼앗기지 않고 보존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한 끝에 우유 배달 업자들은 우유병에 알루미늄 덮개를 씌워 새들이 더 이상 우유를 먹을 수 없게 만드는 방법을 고안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알루미늄 뚜껑으로 우유병을 막았음에도 불구하고 1950년대 초가 되자 거의 모든 박새들은 알루미늄 덮개를 부리로 쪼아서 구멍을 낸 다음 우유를 빨아 먹는 방법을 습득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반면에 울새들은 박새와는 다르게 알루미늄 뚜껑을 여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하고 다시는 우유를 즐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울새가 모두 알루미늄 뚜껑을 열 수 없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가끔씩 울새도 알루미늄 뚜껑을 열어 우유를 먹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하였습니다그렇다면 왜 박새는 그 후로도 번성하고 울새는 종적을 감추게 되었을까요?

 

한 마디로 박새는 동료를 불러서 알루미늄 뚜껑을 여는 노하우를 함께 공유했지만 울새는 일부 똑똑한 새들만 뚜껑 여는 노하우를 독점하면서 자기만 혼자 먹으려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하지 않고 몰래 혼자 먹었기 때문입니다물론 여기에는 함께 움직이는 박새와 단독으로 사는 울새의 행태가 한몫을 했을 것입니다.

 

저는 공유의 문제를 조금 다른 시각에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인도하는 성경공부에 참여하는 목회자들 그룹이나제 친구 목사님들에게나 제 설교 원고를 있는 대로 나누는 편입니다심지어 우리교회를 떠나간 부교역자들이나 그리고 우리교우들조차도 설교원고를 정기적으로 요청하곤 합니다.

설교원고만이 아니라 다른 자료들도 가급적 모두 나누려 하는 편입니다목회자는 교회의 지도자여서 그들을 돕는 일은 그 교회의 수많은 교우들을 돕는 일일 수도 있어서입니다.

부족하지만혹여라도 제 설교나 자료에서 좋은 인사이트를 얻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겠지요.

그러나여기에는 제가 걸어온 짧은 학문의 길이나배움의 길에서 얻는 지식들이 결코 저 혼자만의 것일 수는 없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그럭저럭 공부할 수 있을만한 부모의 지능을 물려받고학업과정에서도 적지않은 물질적인 도움도 받았으며공부하는 남편과 아버지를 둔 가족의 희생도 들어있고여러 종류의 장학금 등이 모두 남에게 진 빚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두가 사람을 통한 빚이며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사랑의 빚입니다.

그러니빚진 자가 그 빚을 갚는 길 중의 하나의 방법을 저는 제가 만드는 자료에 대한 나눔과 공유로 선택했을 뿐입니다.

 

공익의 차원에서도 나누는 일이 좋지만그리스도인으로서 빚진 자의 차원에서 나누는 일은 더욱 하나님 보시기에 아름다운 일일 것입니다.

 

박새와 울새의 이야기를 다룰 때마다 함께 회자되는 아프리카 격언이 하나 있습니다.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멀리 그리고 오랫동안 가려면 함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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